NAVER LABS’ 10 Defining Moments in 2019

미래를 준비하는 곳은 돌아봄도 능숙해야 할 것입니다. 폭풍 같았지만 알찼던 네이버랩스의 2019년, 중요했던 순간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CES 2019 & 5G 브레인리스 로봇 세계 최초 시연

딱 작년 이맘때입니다. CES 2019 부스 준비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네이버의 첫 CES 부스이기도 합니다. 오랜 기간 연구해 온 다양한 성과들을 전 세계에서 온 이들에게 공개 하려니 걱정도 컸습니다.

비장의 무기는 있었습니다.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 시연입니다. 지금은 5G가 제법 익숙해졌지만, 1년 전만 해도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던 시점입니다.

5G의 초저지연 성능을 활용한 고성능 로봇 제어는 (이론상으론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누가 언제 할 수 있는지조차 몰랐던 시기입니다. 세계 최초의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 시연 성공은 단연 주목을 끌었습니다. 본래 계획했던 시연 스케줄을 2배로 늘려서 진행했죠. 이날 멋지게 선보인 브레인리스 기술은, 지금 우리가 고도화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서비스에 핵심적인 솔루션이기도 합니다.

다른 기술 전시도 성황이었습니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독창적인 HD맵 솔루션인 하이브리드 HD 매핑 기술, 레이저스캐너 없이 맵 클라우드와 심층 강화학습 알고리즘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 AROUND, 3차원 AR HUD인 AHEAD 등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들이 현장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감히 얘기하자면, CES 2019에 나온 로봇 중에서 최고의 승자는 네이버랩스입니다." (데니스 홍 UCLA 교수, 언론 인터뷰 中)

 

석상옥 신임 대표 선임

CES에서 돌아오자마자 연초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로보틱스 그룹의 석상옥 리더가 새로운 대표로 선임되었습니다. 이때를 전후로 "네이버랩스에 무슨 일이…" 같은 기사가 연이어 나오던 게 생각납니다. 위기로 보였을 것 같고, 사실 맞죠. 리더십 교체가 쉬운 조직은 없으니까요. 지금 돌아보는 시점에선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짧고 빠르게, 잘 지나갔다! 신임 대표도 잘했고, 랩스 멤버들도 열정적으로 했습니다. 변화의 혼란함 속에서 진화의 지름길을 찾는 DNA를 새기는 것이, 완만한 정체에 매몰되는 것보다는 한결 나은 길이란 생각도 듭니다.

이참에, 올해부터 네이버랩스를 이끌어 온 석상옥 대표를 다시 한번 소개합니다. MIT 기계공학 박사 과정 중 소프트 로봇 Meshworm과 달리는 로봇 MIT Cheetah 연구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고, 이 중 MIT Cheetah 논문은 2016년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또 2015년 9월 네이버에 합류한 후에는, 일상에서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플랫폼 대중화에 집중하는 동시에 최첨단 기술 내재화를 위한 다양한 선행 연구와 투자를 병행해 왔습니다

"네이버랩스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집결해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의 기술 플랫폼 고도화에 매진하겠습니다." (석상옥 대표, 취임 공식 인터뷰 中)

 

A-CITY 미래 도시상 발표

지난 6월 기자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네이버랩스의 비전과 로드맵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석상옥 대표는 흥미로운 개념 하나를 제시했습니다. ‘스스로 이동하는 공간(autonomous space, 自動産)’입니다. 공간(space)과 이동(mobility)라는 것이 따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보나 서비스, 상품을 담은 공간 스스로가 이동하며 도시의 새로운 연결들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치 엘리베이터의 등장이 사람들의 도시 공간을 수직 팽창시킨 것처럼, autonomous space 역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의 모습들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러한 미래 도시상이 ‘A-CITY’입니다. 지금 네이버랩스에서 연구하는 기술들이 도전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사실 A-CITY는, 단지 컨셉이고 하나의 이미지일 뿐입니다. 근데 기술만 잘 연구하면 되는 회사에서도 이런 미래상은 필요합니다. 정확히는, 기술의 뛰어남을 설명하는 그다음 과정에서 필요합니다. 이른바 미래 기술이라는 것들이 종국에 향해야 할 곳이 연구실이나 전시장이 아닌 우리의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기술을 통해 우리는 어떤 변화를 상상할 수 있고, 어떤 삶을 기대할 수 있는지 잘 알리는 것도 연구하는 이들의 몫인 시대입니다. 그래서 이날 발표의 엔딩도 다음과 같았습니다.

“기술은 우리가, 상상은 모두가!”  (석상옥 대표, 기자 간담회 中)

 

MIT 김상배 교수 테크니컬 컨설턴트 영입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김상배 교수가 네이버랩스의 테크니컬 컨설턴트로 합류했습니다. 사실 김상배 교수가 이끄는 MIT 생체 모방 로봇 연구소는 그간 네이버랩스와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왔습니다. MIT 치타 3와 MIT 미니치타 등이 모두 네이버랩스와의 산학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서비스 로봇의 상용화 단계가 휠 베이스의 자율주행 로봇 → 4족 보행 로봇 → 로봇 팔과 손으로 안전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로봇 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상배 교수 연구소와의 산학협력은 휠 베이스 로봇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선행 연구인 셈입니다. (김용재 교수의 코리아텍과 로봇팔 AMBIDEX 산학협력을 지속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김상배 교수와는 멋진 계획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MIT 미니치타를 소량 양산하여 전 세계 유수의 연구자들에게 배포할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MIT 미니치타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성능의 4족 보행 로봇입니다. 백 플립이 가능할 정도의 다이나믹한 운동, 복합 지형에서의 자연스러운 보행, 현존 전기 모터 기반 4족 보행 소형 로봇 중 가장 빠른 속도 등으로 유명합니다. AI나 로보틱스를 연구하는 이들에겐 하드웨어를 직접 테스트하며 알고리즘을 연구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로봇 모빌리티의 숨은 잠재력을 다시 발견해 공동의 연구 성과를 가속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이 결과들은 'IROS 2020'의 MIT 미니치타 워크샵에서 공개할 계획입니다.

"사람이 멀쩡히 잘하는 일을 로봇이 또 할 필요는 없습니다. 로봇이 잘하는 영역은 따로 있습니다." (김상배 교수, 네이버 세미나 강연 中)

 

COMET & M1X

네이버 최초의 로봇은 M1입니다. 실내 고정밀 지도를 만드는 로봇입니다. M1은 네이버랩스 기술 로드맵의 출발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M1이 만들어낸 공간 데이터는 VL, AR, 셀프업데이팅맵, 서비스 로봇 등으로 파생됩니다. 그런데 정작 M1은 올해 잘 쉬고 있습니다. 중요한 역할은 후속 버전인 M1X에게 물려줬습니다. M1X는 더 빠르게 데이터를 취득하고, 데이터 활용 능력은 더 넓어졌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심지어 제작비용도 줄었습니다.)

다만 M1X도 접근하기 어려운 곳들이 많습니다. 계단이나 실외 보도같은 복합 지형은 바퀴 달린 로봇만으로는 커버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백팩 타입의 매핑 디바이스인 COMET이 새로 개발되었습니다. 다양한 환경과 조도에서 데이터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보행 과정에서 흔들리며 수집된 데이터를 잘 보정하는 기술 등도 개발했습니다. 결국 실내의 M1, 도로의 R1 사이를 빈틈없이 연결하는 COMET으로 네이버랩스의 매핑 3총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아직은 엔지니어가 COMET을 직접 메고 매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엔, 앞서 소개한 치타 로봇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입니다. 모든 계획은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COMET을 통해 얻어낸 가장 큰 것은, 네이버랩스만의 매핑 디바이스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성용 TL, 내부 인터뷰 中)

 

VL 고도화 및 AR 내비게이션 실증

네이버랩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할만한 기술 중 하나로 VL (visual localization)이 있습니다. 사진 한 장으로 아주 정밀한 측위를 하는 기술입니다. 특히 GPS가 통하지 않는 실내에서 유용성이 더욱 커지는 기술입니다. M1X와 COMET을 통해 획득한 데이터가 VL에 활용됩니다. 올해는 한번 더 큰 업그레이드가 있었습니다. CVPR 2019의 Long-Term Visual Localization 챌린지에서 네이버랩스 유럽의 R2D2 (Reliable and Repeatable Detectors and Descriptors for joint Sparse Key point Detection and Local Feature Extraction) 기술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VL 기술은 랩스에서 주로 자율주행을 위한 측위에 사용되어 왔는데, 또 다른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실내 AR 내비게이션 개발입니다. 이미 CES 2019에서 공개했던 코엑스몰 데모에 이어, 올해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데모를 진행했습니다. 백화점이라 사람들도 정말 많고 (다 노이즈입니다), 매장마다 조명 대비도 강하고 (다 기술적 허들입니다), 게다가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는 복층입니다. 이번엔 특히 이 복층에서의 자연스러운 연결에 더 집중했습니다. 물론 VL 외에도 다양한 센서/영상 정보를 분석해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도 더 고도화했고, 실시간 카메라 포즈 트래킹(Camera Pose Tracking)으로 이동 및 네트워크 지연 시의 오차를 보정하며, VOT와 위치기반 AR 저작 시스템 등을 활용해 유용한 정보들을 아주 매끄럽게 증강하여 보여주는 등 한층 더 완성도 높은 데모 시연에 성공했습니다.

“CG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닙니다.” (석상옥 대표, 기자 간담회에서 AR 내비 데모 설명 中)

 

서울시 2,000km 로드레이아웃 데이터 구축 및 HD맵 데이터셋 배포

HD맵은 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위한 핵심 데이터입니다. 그래서 네이버랩스는 하이브리드 HD 매핑이란 독자적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먼저 항공 사진에서 도로 레이아웃 정보를 추출하고, 자체 제작한 MMS (mobile mapping system)인 R1이 해당 지역을 이동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HD맵을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대규모 도심 지역의 HD맵을 제작하기에 아주 유용한 솔루션입니다. 항공사진에서 로드레이아웃 데이터를 정밀하게 추출하는 독자적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올해 네이버랩스는 서울시 항공사진에서 2000km 로드레이아웃 데이터를 구축 완료했습니다. 이는 자율주행 차량이 이동할 수 있는 서울 시내 왕복 4차선 이상의 주요 도로에 해당합니다.

올해 네이버랩스에서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획을 진행했습니다. 하이브리드 HD 매핑 기술로 제작한 HD맵 데이터셋을 무상으로 배포했습니다. 국내 자율주행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이며, 국내 민간 기업으로서는 처음입니다. 꼭 필요한 기술 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것은, 결국 미래의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괜한 시도는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세계의 많은 기업이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는 위기감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명감으로 이 기술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언젠가 외국 기업들에게 국내 데이터를 쉽게 내줄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백종윤 책임리더, 기자 간담회 中)

 

1784 프로젝트 공개

비밀리에 진행 중이던, 네이버 제2 사옥의 1784 프로젝트를 DEVIEW 2019 키노트에서 공개했습니다. 2021년 완공 예정인 신사옥을 세계 최초로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를 위해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 자율주행, AI, 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미래를 이끌 모든 기술들이 융합되고 있습니다. 네이버랩스의 미래 도시상 A-CITY의 첫 번째 레퍼런스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은 또 어디가 될까요?)

“1784 프로젝트를 통해 서비스 로봇의 진정한 1세대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석상옥 대표, DEVIEW 2019 키노트 中)

 

AROUND C 파일럿

AROUND 플랫폼의 새 로봇이 나왔습니다. 네이버 그린팩토리 1층에 있는 카페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제작된 AROUND C는 카페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입니다. 주된 테스트 항목은 클라우드 기반 제어, 딥러닝 기술을 통해 최적화된 자율주행 알고리즘, 자연스러운 HRI (Human-Robot Interaction)였습니다. 이번 버전에는 처음으로 gaze를 통해 비언어적 소통 (Nonverbal Communication)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공식 파일럿 테스트가 시작된 날엔, 때마침 그린팩토리에 단체로 방문한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테스트하는 엔지니어들 입장에서는 첫날부터 예상치 못한 난관이었습니다만, 어차피 이 험난한 세상은 로봇에게도 엔지니어에게도 변수로 가득합니다. 구름 같이 몰려있는 아이들 사이로 아주 안전하고 매끄럽게 서비스를 잘 마쳤습니다. 언제나 로봇은 아이들의 친구이고, 아이들은  로봇의 친구입니다.

"AROUND C는 같은 공간의 사람을 배려하는, 그리고 동시에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 인터랙션 디자인을 지향했습니다.” (김석태 PDX 리더,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 19에서)

 

AI for Robotics 글로벌 워크샵 개최

네이버랩스 유럽 오피스를 소개할 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인공지능 연구소’라는 수식이 붙곤 합니다.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이곳에서 지난 11월 말 전 세계 AI·로봇 분야 석학 11명이 모여 ‘How AI can help integrate robots into everyday life’를 주제로 ‘AI for Robotics 글로벌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사진을 3D 모델로 자동 변환하는 방법을 최초로 제안한 마크 폴레피스 ETH 취리히 공과대학 교수와 컴퓨터 비전 분야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코르델리아 슈미드 INRIA 연구 디렉터,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인 SLAM으로 유명한 대니얼 크레머스 뮌헨공대 교수, 석상옥 대표와 김상배 교수 등이 함께했습니다.

AI for Robotics 워크샵은 네이버에서 발표한 '글로벌 AI 연구 벨트'의 첫 시동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AI 연구 벨트는 미국의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과 중국의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에 맞서기 위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AI 기술/인재 네트워크입니다.

“AI를 연구하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AI를 위해 중요한 건 첫째도 인재, 둘째도 인재, 셋째도 인재입니다.” (석상옥 대표, DEVIEW 2019 키노트 中)

 

10개로 추리다 보니, 빠뜨려서 아쉬운 것들도 많습니다. ALT 프로젝트, ACROSS 프로젝트, 에어카트 오픈키트휠체어 버전 등등. 관심이 이어지는 분들은 네이버랩스 홈페이지에서 더 많은 내용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연초의 CES 이야기로 시작해서 연말의 AI for Robotics 글로벌 워크샵으로 글을 끝내고 보니, ‘기술엔 국경이 없다’는 상투적 명제를 증명하는 흥미로운 수미쌍관이 되었습니다. 2020년에도 어떤 한계나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기술로 상상하고 기술로 도전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 Articles

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