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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4 Tech

귀여운 게 전부여도 괜찮아, 브라운 & 샐리 로봇 테스트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선 여기저기 로봇 연구가 한창입니다. 복도에서 로봇을 마주치기도 하고, 엔지니어와 열심히 훈련중인 로봇들도 보입니다. 운이 좋으면 가끔 브라운 로봇, 샐리 로봇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로봇들의 연구 주제는 '교감'입니다.

기능보다 귀여움

브라운 로봇과 샐리 로봇을 보면, 한눈에 호감이죠.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외관 디자인 덕분입니다. 그런데 캐릭터 본연의 귀여움을 로봇 형태로 디자인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로봇은 여러 금속 부품으로 구성되고, 아주 많은 센서가 밖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그래서 차가운 전자제품의 느낌이 강합니다. 이런 부분을 잘 감추고, 귀여움만 잘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을 고심했죠.

예를 들어, 우리는 전면에 달린 센서가 너무 도드라지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렇다고 센서를 뺄 수는 없죠. 그래서 악세사리로 시선을 분산시켰습니다. 나비넥타이나 사원증이 바로 그 역할입니다. 그랬더니 더 귀여워졌네요. 두 배로 성공입니다.

이해하기 쉬운 동작

이 로봇들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움직임으로 의도를 전합니다. 이를 비언어적 의사소통(nonverbal communication)이라고 하죠. 우리는 로봇이 말없이 소통하는 방식들을 실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려울 것 같지만, 다행히 사람들의 직관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통할 건 통합니다.

1784에선 저 멀리 로봇을 발견하면 주행 속도나 게이즈(눈모양) 정보를 조합해 어디로 이동하려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로봇이 이쪽으로 다가오네' 혹은 '로봇이 나를 인지했구나'라는 걸 느끼는 것만으로 회피에 대한 부담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여기에 더해, 로봇이 나를 인지하는 순간 빙글 돌거나, 발랄한 사운드를 내고, 부드럽게 속도를 조절하며 내게 다가온다면? 이런 실험에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나를 향해 반갑게 다가온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합니다. 역시, 통할 건 통합니다.

쓰다듬고 싶도록

일상 공간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는 로봇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아마도 ‘사람’이야말로 로봇에게 가장 경계해야 할 장애물일 것입니다. 아주 많고, 떼로 다니거나, 비정형적 루트로 움직이죠. 신경을 곤두세워 요리 조리 피해야 할 대상입니다. 대부분은 잘 피할 수 있지만,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아이들은 더 큰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로봇은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흡수하곤 합니다.

특히 붐비는 곳에서, 키가 작은 로봇과 사람들이 부딪혔을 때 자연스럽게 로봇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하단에 범퍼를 달고, 사운드 반응도 추가했습니다. 일종의 방어책입니다. 근데 다른 방식의 해결 방법도 있더라고요. 로봇의 키가 작으니 상단을 쓰다듬는 행동이 종종 관찰되길래, 로봇의 상단 부분에 터치 반응을 추가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반복적으로 차는 빈도는 줄고, 쓰다듬는 행동이 늘었습니다. 감성적인 호감도도 크게 상승했겠죠. 괴롭히는 행동이 아니라, 아끼는 행동을 통해 교감을 유도했으니까요.

존재 자체가 곧 즐거움

로봇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노동을 대신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로봇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로봇과 로봇의 상호작용이란 건 딱히 연구 주제가 되지 않습니다. 상호작용이 아니라 설계된 협업이겠죠?

근데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만약 비슷하게 생긴 로봇끼리 모여 뭔가 작당모의를 하는 모습을 보거나, 서로 어울려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이건 로봇의 기능하고는 무관한 접근인데? 그런데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랬습니다. 이와 관련해 진행했던 실험은 매번 참가자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어쩌면 순수한 '재미' 도 로봇이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기능일지 모릅니다.

사람과 로봇의 상호작용, 즉 HRI (Human-Robot Interaction)는 네이버에서 특히 공을 들이는 연구 분야입니다. 여러 실험으로 발견한 HRI 가이드라인을 계속 업데이트 중이죠. 로봇이 일상 공간에서 우리와 잘 어울려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식이자 기준들입니다.

네이버랩스에는 이를 계속해서 연구해갈 HRI 전문가와 기술, 1784 라는 테스트 베드가 있습니다. 브라운 로봇, 샐리 로봇 또한, 기존에 구축해 둔 클라우드 속 로봇의 눈 ARC eye 시스템AROUND 자율주행 플랫폼을 통해 로봇 개발부터 실제 실험까지 빠르게 준비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1784 안에서 벌어질 흥미로운 로봇 실험 이야기들을 찾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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