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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3 Tech

네이버랩스에는 로봇 연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이너가 살고 있습니다

로봇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디자인합니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미래 기술을 책임지는 R&D 전문 자회사입니다. 한국과 유럽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함께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3D/HD 매핑, AR 등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오... AI.. 로보틱스... R&D..... 잘 모르겠지만 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회사인 것 같네요. 이 기술 기반의 회사에도 디자이너가 있다고요...? 넵. 있습니다. 네?? 기술 개발에 디자이너가 필요하나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죠? 껄껄 이해해요. 쉽게 떠오르지 않으실 수도 있어요.

농담 삼아 네이버랩스의 디자이너는 엔지니어의 피가 흐른다고 말하는데요 ㅎㅎ 제가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소개해 드릴게요. 제가 있는 HRI(human robot interaction)팀은 맡은 역할에 따라 (1) 로봇 기획/리서치/설계를 담당하는 UX 디자이너와 (2) 다양한 Display 환경의 Graphic 문제를 해결하는 UI 디자이너, 그리고 (3) 아름답고 실용적인 로봇 디자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ID 디자이너가 함께 협업하고 있습니다.

저는 UX 디자이너고요, 사실 네이버랩스는 HRI를 연구하는 디자이너를 '또 하나의' 로봇 엔지니어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모든 파트가 로봇 서비스에 필요한 여러 리서치, 기획과 함께 로봇의 경로, 주행과 같은 로봇 개발에 깊게 참여하고 있어요. 사람과 로봇의 인터랙션을 디자인하는 HRI는 로봇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체 개발 과정에 관여되는 부분이기에, 네이버랩스의 디자이너들은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더 최적화된 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로봇의 모든 것을 연구하고,

디자인합니다

지난겨울 네이버랩스는 그린팩토리 1층의 카페에서 임직원과 외부 방문객을 대상으로 카페 딜리버리 로봇 어라운드 C의 Pilot Service를 진행했습니다. 로봇이 카페의 Pick up zone에서 음료를 받아 테이블에 있는 손님에게 배달하는 일. 참 간단한 일이죠?

로봇이 이 단순한 업무를 우아하게 수행하게 만들기까지 수면 밑에서는 수많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됩니다. 로봇의 외형 디자인부터 로봇의 성격과 행동 설계, 주문을 받기 위한 App 디자인, 보행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음료를 배달할 수 있는 주행 정책 수립 등등 HRI팀은 영역을 넘나들며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죠.

특히 로봇과 사람의 인터랙션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로봇을 구성하는 여러가지 기술 요소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로봇의 센서가 무엇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주행 알고리즘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등 기본적인 매커니즘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로봇 주행에 대한 정책을 세울 수 있겠죠.

로봇이 내 옆을 지나는 것이 일상화된 미래,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걷기 위해 로봇이 ‘지켜야 할 것들’

저의 업무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려볼게요. 네이버랩스의 로봇은 VL(visual localization)을 기반으로 자율 주행하는 로봇입니다. 로봇이 '잘 돌아다닌다’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약속한 사회적 규범(social norm)을 로봇도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정면에 사람이 다가오면 코앞까지 다가가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에서부터 천천히 방향을 바꿔 서로 부딪히는 민망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내가 잘 모르는 누군가가 침범하면 불쾌한 공간. 우리가 Personal Space라고 부르는 이 영역을 로봇도 배려하며 매너 있게 주행해야 하죠.

1)안정성 Safety, 2)효율성 Efficiency, 3)편안함 Comfort, 4)자연스러움 Naturalness

저희는 이처럼 크게 4가지 디자인 원칙을 세우고 각각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 규칙을 정의했습니다. 사람들이 로봇의 주행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보행자의 Personal Space를 침범하지 않는다'라는 규칙도 만들었습니다.

HRI디자이너는 이러한 규칙을 바탕으로 주행 알고리즘을 담당하는 엔지니어와 함께 최적의 센서 구성과 알고리즘을 설계해서 로봇에 탑재합니다. 그리고 실제 주행 실험을 통해 로봇이 이 규칙을 잘 지키며 주행 하는지 여러 실험을 통해 살펴봅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쳐 나가며 비로소 로봇은 점점 더 매너 있게 주행하는 로봇이 됩니다.

눈으로 말하는 로봇, 어라운드 C

로봇 연구의 고전인 Uncanny Valley에 따르면, 사람들은 지나치게 의인화된 로봇을 볼 때 거부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바퀴 달린 마네킹 같은 로봇을 상상해보세요.) 그래서 어라운드 C는 사람의 눈과 형태는 다르지만 '시선'을 느낄 수 있도록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Gaze'를 갖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 역시 길을 걸으며 '시선'이라는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나칩니다. 어라운드 C의 Gaze는 바로 이 사람들의 ‘시선’을 흉내 내어 주행하고자 하는 방향을 표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동 중 사람이 로봇 앞을 막아서고 있을 때도 '비켜주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Gaze와 Sound를 통해 인터랙션 하죠. 이러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로봇은 감성적으로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가 됩니다. 저희 디자이너들은 로봇이 사람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언제 소리가 나고, 언제 불빛을 깜빡여야 하는지 '로봇 행동'을 디자인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한다

로봇 행동을 디자인하는 방법 - Behavior Tree

Web/App 서비스의 디자이너라면 sketch와 zeplin으로 만든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모두 익숙하실 거예요. 버튼을 누르면, 어떤 화면으로 넘어가는지를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다가올 때, 로봇이 노란 불을 깜빡이고 뿅뿅 하는 소리를 낸다.'는 인터랙션 가이드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HRI팀은 Behavior Tree라는 방식으로 로봇의 인터랙션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BT는 전통적으로 게임 NPC의 행동 패턴을 구현하는데 많이 쓰였다고 해요. 최근에는 AI나 로봇의 행동 패턴도 BT를 이용하여 개발하는 사례가 점점 더 늘고 있다고 합니다. AROUND C도 ROS 환경에서 BT를 활용하여 개발되었어요.

디자이너가 BT를 직접 설계함으로서 실제 로봇이 동작하는 매커니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로봇의 행동을 보다 본질에서부터 디자인할 수 있게 됩니다. 저희가 직접 로봇의 행동을 코딩해서 만든 프로토타입으로 동작하는 모습을 살펴보기도 하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디자이너가 의도한 인터랙션 디자인이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로봇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왼쪽이 일반적인 Flow Chart 방식, 오른쪽이 가로세로로 이파리들이 붙어 나가는 Behavior Tree)

로봇의 뇌가 통 속이 아닌 구름 속에 있다면?

네이버랩스 로봇의 뇌는 로봇 몸체가 아니라 클라우드에 있습니다. 서비스 관리자는 로봇이 바로 옆에 있지 않아도 서버 기반의 웹 서비스를 통해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죠.

최근 제가 맡은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사용자가 로봇에게 일감을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웹 서비스를 만드는 일입니다. 로봇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로봇의 상태를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web/app 서비스의 디자이너가 server와 client 연동에 대한 기반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 로봇 서비스의 디자이너는 여기에 로봇이 추가되면서 파생되는 다양한 레이어에 대해 보다 넓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인터페이스 설계뿐만 아니라, 개발 구현에 필요한 세부적인 동작 사양과 운영 시나리오 곳곳에도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습니다.

핵심은,

로봇과 사람이 함께 사는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

자, 이렇게 로봇의 몸(H/W)과 마음 (S/W)이 준비됐습니다. 그렇다면 로봇이 사는 집은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로봇 서비스가 공간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정의하고, 유관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역할 역시 디자이너의 업무 중 하나입니다. 로봇 충전기는 어디에 있어야 가장 효율적인지, 로봇이 대기하는 장소에는 어떤 사이니지가 필요한지. 새로운 네이버 사옥인 1784에서 로봇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도록Human-Friendly Robot, Robot-Friendly Building 공간 디자인에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역할의 경계 없이

모두 해야 하고, 뭐든 될 수 있는 디자이너

로봇이 실제 물리 세계에서 사용자를 만나려면 이처럼 많은 일들이 한 번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 제약도 만나게 되지요. 로봇 서비스에 대한 레퍼런스는 한정적이고 아직 정답은 없습니다. 지금 로봇을 제조하고 로봇 서비스를 하고 있는 회사들도 같이 걸음마를 떼고 있는 상황이죠. 그래서 디자이너가 로봇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모든 순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솔루션을 찾아야 합니다. '뭣이 중헌디!' 무엇이 문제이고 얼마나 중헌 문제인지 정의하는 것부터 디자이너의 역할이 시작됩니다.

어렵습니다.. 너무 어려워요...

그러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보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인 팀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HRI팀에도 각자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강점을 가진 팀원이 함께하고 있고요. 건너편에는 H/W, 서버, Front-end.. 궁금한 것을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고 문제 해결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엔지니어 분들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업무적으로 업무 외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들을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랩스 HRI 팀의 장점 세 줄요약

다이나믹한 문제 해결 과정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팀원들

각 도메인의 최고의 전문가들과 협업할 수 있음

네이버랩스는 Self-Motivated Team Player를 찾고 있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 새로운 일, 특별한 일을 찾는 것이 디자이너의 본성이라면, 네이버랩스에서는 지루할 틈 없이 끊임없이 새로운 Challenge를 만날 수 있어요. 이런 환경이 디자이너를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맛있는 밥도 만족도 최고~!)

로봇 서비스는 떠오르는 분야입니다. 할 일은 계속 생기고 있고, 네이버랩스의 HRI팀도 self-motivated team player가 점점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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