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I, 네이버랩스가 자동차 생태계에 보내는 생활환경지능 초대장

네이버랩스 IVI 소개 영상

지난 3월 31일 네이버랩스는 2017 서울모터쇼에서 IVI 플랫폼이 탑재된 시제품 '헤드유닛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IVI란 in-vehicle infotainment의 약자로 차 안에서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와 길찾기 같은 주행 정보, 모바일 기기와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기 또는 기술을 말한다. 네이버랩스는 시제품 공개와 더불어 IVI 플랫폼을 다양한 파트너들에게 개방하고 지속적인 협력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발표는 네이버랩스가 분사 이후 내놓은 첫번째 일반 소비자용 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 물론 분사 이전에 ‘파파고’나 ‘웨일’같은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지만, space & mobility라는 관점에서 생활환경지능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공개한 IVI는 시사하는 바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네이버랩스는 왜 IVI 플랫폼을 연구할까? IVI팀과 일문일답을 나눠보았다.

Q. 네이버랩스의 시제품이 조작 체험이 가능한 형태로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 서울모터쇼가 처음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반응은 무엇이었나요?

많은 분들이 주로 음성인식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습니다. 기자와 일반 관람객 모두 기기를 잡더니 가장 먼저 확인해보는게 음성인식이었어요. 저희가 설명을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웃음) 가령 '광화문'이라고 말했을 때 내비게이션에 광화문이 바로 뜨는 것을 보고 신기해 했습니다.

Q. 근래 음성인식 기반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뜨겁습니다. IVI 역시 음성인식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물론 음성인식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하나의 요소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저희는 이번 공개를 통해 ‘운전자의 환경과 안전을 연구한다’는 IVI 연구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음성인식 기술 적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실제 운전자 환경에 잘 맞고 안전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우선됩니다.

2015년에 미국 자동차 협회(AAA) 교통안전재단에서 주행 중 음악을 바꾸거나 핸즈프리 기능으로 전화를 거는 행위를 할 때 운전자의 주의력이 27초 동안 산만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현재 단계의 음성 인식 기능이 이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저희가 내부에서 진행하는 리서치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음성 명령 과정이 복잡하거나 명령이 실패할 경우 운전자의 주의 자원(available attention resource)을 더 많이 잠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 분산을 최소화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는 일관된 목적 하에 절제된 방식으로 적용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Q. 네이버랩스는 지속적으로 생활환경지능이라는 기술 비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IVI팀이 생활의 여러 부분 중 차안이라는 공간에 주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네이버랩스는 사용자의 실제 생활 환경과 상황을 인지하고 이해해서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제공하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 기술 구현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보통 생활은 공간과 이동의 연속으로 이뤄지는데, 그 중에서 상당히 비중이 높은 이동 수단 중 하나가 자기 차량입니다. 영국왕립자동차클럽재단에 따르면 현재 사용자들이 차량 내에서 보내는 전세계 평균 시간이 약 61분이라고 합니다.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보면 이 곳에서의 생활환경지능 연구는 당연한 것이죠. 저희는 그 안에서의 경험을 어떻게 더 인텔리전스하게 만들지를 오랜 기간 연구했고, 이번에 선보인 IVI 시제품은 그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고민들이 있었나요?

우리는 운전을 할 때 두 손과 발을 씁니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눈은 항상 앞을 주시해야 하지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길을 찾거나, 듣던 음악을 바꾸거나, 원하는 라디오 뉴스를 들으려는 시도들을 합니다. 사실 가장 안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시도를 아예 하지 않고 운전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고 싶고, 이미 하고 있기도 하죠.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운전한다는 행위 자체를 단지 이동이라는 본원적 목적에 한정시키지 않고, 그 안에서 보내는 시간과 경험까지도 만족스럽게 만들고 싶기 때문인데요. 저희는 이 딜레마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즐거움이라는 정서적 혜택과 안전이라는 기본적 가치가 상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죠. 결국 사용자가 어느 차량에서나 운전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작업들을 안전하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고민의 핵심이었습니다.

Q. 플랫폼 뿐 아니라 단말기까지 직접 제작한 이유가 있나요?

생활환경지능을 차량 내에 도입한 곳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차 안은 다른 공간들에 비해 운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시되는 특수한 환경이다 보니, 완성차업체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때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당연한 프로세스이겠지만, 그로 인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후에도 실제 차에 적용하기 까지는 통상 3~4년이 걸립니다. 결국 지금껏 누구도 선보인 적 없는 생활환경지능 플랫폼을 차 안에 넣는다는 것은 자동차 제조사로서는 큰 모험인 셈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플랫폼이 작동하는 장치를 만들어서 이런 게 된다는 걸 직접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만들었지요. (웃음) 차 업계와 운전자에 보내는 생활환경지능 세계로의 초대장 같은거라고나 할까요.

Q. IVI 플랫폼과 그 위에 얹어지는 콘텐츠, 서비스들은 어떤 차별점을 가지나요?

일단 기초적인 컨텐츠 보유량에서 확연한 차별성이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네이버 검색, 콘텐츠, 지도,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PC나 스마트폰에서 즐기던 이 서비스들을 네이버 로그인 기반으로 차안에서도 분절되지 않고 연속적인 경험을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로그인만으로 네이버 지도와 연계된 내비게이션으로 저장해 놓은 목적지로 바로 길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내 캘린더의 목적지나 식당 예약 등과 연결해 추가 입력없이 바로 길 안내를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뮤직 등의 다른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로그인 기반으로 PC나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서비스를 어느 차량에서나 동일한 경험으로 연결해주고자 했습니다.

여기에 차량 운전자 환경에 대한 고려와 최적화 과정을 거쳤습니다. 전방 주시를 방해하지 않도록 오디오 중심의 콘텐츠로 구성하는 한편, 사용자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여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연구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사용자가 서울에서 속초까지 가다가 "가는 길 근처에서 아이랑 가볼 만한 곳 찾아줘"라고 말했을 때, 그 복잡한 요구를 이해해서 검색해주는 수준의 서비스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개인화된 서비스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개인마다 차량 이용 환경이 무척 다양합니다. 그래서 차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기존의 서비스들과 연동하여 운전자가 최소한의 노력만으로도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정표에 적힌 일정을 인지하고 비서처럼 알아서 목적지와 근처 식당 예약, 주차장 예약 등을 연동시키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사용자가 생활환경지능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 뿐만 아니라 차량에서 연결될 수 있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생산업체 입장에서도 IVI는 상당히 유용한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음성 AI 기술이나 차량 환경에 최적화된 터치 인터페이스를 따로 개발하지 않아도 IVI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SDK를 통해 간편하게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Q. 주로 어떤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보나요? 그리고 어떻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나요?

크게 '공간에 대한 정보', 그리고 '이동 시에 편리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꺼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지역 검색이나 식당·카페·주차장 등과의 연계를 강화하면 차를 타고 맛집으로 이동하면서 IVI를 통해 식당 예약과 주차할 장소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경험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차량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는 현재 음악, 오디오클립, 네이버스포츠 등을 연계했고 앞으로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Q. 이번 서울모터쇼를 통해 플랫폼 개방 계획을 밝혔습니다. 어떤 이유인가요?

IVI 플랫폼 개방의 가장 큰 목적은 다른 사업자와 연계를 통해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는데 있습니다. 가령, 완성차업체나 1차 부품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차량 내 장치들과 IVI 플랫폼을 더 밀접하게 연동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기존 O2O 서비스들과 더 밀접하게 연계한다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겠지요. 저희는 이런 측면에서 플랫폼을 개방하고 시장 참여자들과 함께 발전시켜가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서울모터쇼에서 IVI 시제품을 체험해본 많은 사람들이 본격적인 서비스 시점을 궁금해합니다.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를 통해 올해 7월부터 IVI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출시되는 제품에는 모터쇼 체험용 제품보다 한층 개선된 기술과 콘텐츠가 탑재될 것입니다.

첫번째 파트너로 카셰어링 업체와 손을 잡은 이유도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일단 공유경제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응원한다는 측면이 있겠고요. 더불어 일반적으로 엔트리급에 최소화된 사양으로 제공되는 카셰어링 차량에 주목했습니다. 여기에 단지 네이버랩스의 IVI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운전자들이 일부 고급 차량에서나 제공할 수 있던 스마트하고 흥미로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결국 에코시스템이란 사업자와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참여자 모두가 이익을 누려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첫 파트너로서 카셰어링 업체는 네이버랩스 IVI가 추구하는 바를 처음 세상에 알리고 유익한 경험으로 확산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이후에는 더 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확대하는 한편, 네이버랩스의 space & mobility 분야에서 개발중인 다양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환경을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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